분류 | 지역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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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f** |
연락처 | 000-0000-0000 |
요청일 | 22-09-29 19:40 |
기타 | 조회200회 댓글0건 |
진행상황 | 접수 |
망사용료에 대한 간략(?)한 설명 2탄 | |
(지난 편에 이어서) 간단히 복습하면, 국내에서의 인터넷은
반면 해외와 접속하는 인터넷은,
또한, 일반 인터넷 접속과 사용을 "우편"에 비유한다면, 스트리밍은 "택배"에 비견된다고 저번 편에도 설명했다. 망사용료는 원래 국내 통신사가 국내 기업들에게 받는 사용료이고, 이게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간의 불균형이 일어났고, 이를 통해 현재의 "망사용료 논란"이 일어났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저번 편에서도 언급했지만, 통신사들끼리는 피어링 (Peering), 즉 "너네 꺼 배달해 줄테니 우리 꺼도 배달해줘"라는 약속을 맺은 상태다. 그런데 왜 국내의 망사용료 논란에 해외 통신사들이 끼어들지 않는 걸까? "왜 우리랑 한 약속을 무시하고 우리 고객한테 직접 돈 받으려 그러냐"하면서 국내 통신사에 따지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왜 침묵하고 있을까? 왜냐하면, 얘네들도 스트리밍하는 애들이 눈꼴시어서 그렇다. 유럽과 다른 나라에서도 인터넷을 하지만, 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기업들은 대다수 미국기업들이니 미국을, 그 중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선 넷플릭스를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2010년대에 미국 인터넷 업계에서는 큰 논란이 있었다.
미국의 대형 통신사 중에 컴캐스트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때 얘네들이 고객의 인터넷 사용량에 따라 속도를 맘대로 제한하다가,
미국의 FCC (연방통신위원회)가 망중립성 (대중의 이익을 위해 인터넷 사용은 어떤 이유로서든 제한되어서는 안된다는 개념)을 이유로 들며 "당장 시정 안 하면 조진다(?)"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컴캐스트는 당연히 법원에 항소했고, 법원은 "FCC 너네 너무 나대는 거 아니냐?"면서 FCC의 명령을 철회했지만 그와 동시에 컴캐스트한테 "근데 망중립성은 중요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라면서 부드럽게(?) 협박을 한 것이다. 이 판결은 어떻게 보면 FCC의 권한을 축소한 것 같지만, 그와 동시에 "망중립성"이란 이슈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되니 컴캐스트와 같은 통신사들은 인터넷 속도 제한과 같은 무기를 함부로 휘두를 수 없게 되었고, 이런 과정을 힘입어 넷플릭스와 같은 회사들의 성장이 과속화하기 시작했다. 물론 미국 통신사들도 손해만 보고 장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다양한 방법으로 망사용료를 올려받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컴캐스트는 "착신망 이용대가"라는 추가비용을 받는 대신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특별히 더 빠른 속도로 서비스하고 동시에 자사가 운영하는 케이블 TV 셋업박스에 넷플릭스를 기본으로 장착해 주기로 했고, T-Mobile 같은 경우는 일정 금액 이상의 폰 정액제에 넷플릭스 기본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기도 한다. 즉 망사용료를 올리지 않는 대신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추가요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가요금을 감안해도 넷플릭스나 유투브와 같은 애들이 잡아먹는 트래픽은 너무나 어마어마하고, 그래서 미국 통신사들은 이런 한국의 망사용료 논란을 보면서 "ㅋㅋㅋㅋ 꼬시다"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 통신사들의 "넷플릭스 조지기"에 관망의 입장을 취하는 건 덤이다. 오히려 이 결과를 어떻게 자신들의 망사용료 협상에 유리하게 써먹을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국내 상황으로 돌아와서, 넷플릭스에 망사용료 지불을 종용하는 국내 통신사들도 그리 꽉 막힌 꼰대들은 아니... 아니 꼰대들은 맞는데, 아주 막무가내로 꽉 막힌 건 아니다. 컴캐스트와 같은 미국 통신사들의 경우를 보고 느끼는 바도 있고, 그래서 가능한한 해외 스트리밍 회사들에게 CDN을 제공하고 그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우회 요구를 하기로 한다. CDN은 간단히 말해 제공하려는 데이터를 임시로 클라우드에 저장해 놓고 제공하는 서비스다. 1탄에서 사용한 "우체국" 비유를 빌려 설명하자면, 해외 회사의 물류센터를 국내에 세워놓고 거기에 자사 제품들을 쌓아놓은 뒤 바로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 CDN을 쓰면 해외 회사들은 더 빠르고 깔끔한 서비스를 제공해서 국내 사용자들을 유혹할 수 있고, 국내 통신사들은 추가 수입을 얻는, 윈-윈 정책을 밀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LGU와 이 계약을 맺고 국내에 CDN을 통해 서비스를 하고 있고, 애플TV도 같은 계약을 맺었다. 다만 이는 "디즈니와 애플이 국내 통신사에 망사용료를 내고 있다"는 상황은 아니다. 정확히는 국내 수요에 큰 기대가 없어 한국에 자사 CDN이나 서버를 설치할 생각이 없는 두 회사가 한국 통신사들의 서버를 빌려 쓰고, "대신 망사용료 이야기는 꺼내지 마라"고 피해가는 상황에 더 가깝다. 근데 여기서 넷플릭스의 입장은 또 달라진다. 넷플릭스는 미국 내 통신사들과의 반목에도 나름 질렸고, 지금 유지하는 서버의 수로도 점점 더 늘어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라 더 많은 트래픽을 감당한다는 게 자신들에게도 나름 스트레스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OCA라는 기술을 개발한다. 넷플릭스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트래픽은 감소시키면서 같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이 기술이 뭔지 설명하는 건 복잡하니 여기서는 넘어가겠다. 다만 넷플릭스는 이 서비스를 돌리기 위한 대부분의 준비를 마친 상태고, 얘들 입장에서는 여기서 추가로 CDN을 운용하는 건 시간과 돈 낭비라 본다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넷플릭스와 국내 통신사들의 입장이 갈라지는 것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르는 기술 갖고 망사용료를 깎아달라는 거냐"고, 넷플릭스는 "원래 낼 필요없는 망사용료를 우리가 쓰지도 않을 서비스를 쓰기 위해 내라는 거냐"라는 입장인 것이다. 이걸 두고 니가 맞네 내가 맞네 싸우는 게 현재 진행중인 "넷플릭스 망사용료 논란"이다. 1탄에서 썼던 "우편" 비유를 빌려 설명하자면, "택배"를 자주 사용하는 해외 기업들에게 배송을 빨리 해주는 대신 "특별배송비"를 받기로 했는데, 넷플릭스가 자기들만의 "쿠팡 배송"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특별배송비 안 낼래"하고 나온 것이다. 즉,
실은 이 논란은 어느 한 쪽이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결국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산업이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한번은 겪을 수 밖에 없는 "영역 정리"의 문제이다. 내가 설명하기 쉬우라고 "우편"의 비유를 들었지만, 사실 인터넷 사용은 "편지 쓰기"와 다르다는 건 펨붕들도 잘 알 거다. 그래서 나는 어느 한 쪽을 들려고 이 글을 쓴 건 아니다. 그저 펨붕들이 지금 어떤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쓴 것이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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